맨 처음 이민 프로세스를 시작한게 2008년 2월 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MB가 대통령이 당선된 후 한국은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한 때 그가 서울시장으로 나왔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그를 찍었었다. 그는 한국의 성공 신화였고, 추진력으로 서울 시민이 원하는 목표를 빠르게 이루어 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통령은 다르다. 국가 전반을 운영하고 책임져야 하는 자리이다. 그가 대선 토론에 나와서 보여준 말과 행동, 그의 국가 철학에 대해 대실망 후 MB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양파 같은 인간이었으며, 공동체 의식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보다는 이기적이며 자신의 영달만을 꾀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된 후 그는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사실을 간파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MB 제대로 알리기를 하고 다녔으나, 결국 그가 대통령이 되었다.


내가 무엇보다 실망한 것은 그가 대통령이 되서가 아니다. 자신의 이기주의적 생각과 물질 만능주의,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다수의 사람들. 이런 병든 사회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한국에서는 나의 미래는 있을지언정, 아이들에게 우울하고 병든 사회의 모습만 보여주게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요즘은 문재인 대통령을 뽑고, 그가 높은 지지도를 구가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나 혼자서 잘되기 보다는 더불어 잘되는 세상을 만들려고자 하는 노력들을 국민과 정부가 함께 보여주고 있어 참으로 안심된다.


MB때 부터 준비하여 박근혜가 당선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왔을 때 정말 이민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을 했다. 이곳의 삶이 고단하고 힘들지언정 타락해가는 사회에서 벗어났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요즘은 좀 반대다. 이곳 삶의 벽을 점점 실감해가며 나아져가는 한국의 모습을 보니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가끔 한다.


지금은 캐나다인도 아니요, 한국인도 아니요. 참 어중간한 위치에서 삶을 사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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