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캐나다는 청정지역으로 공기가 맑다고 생각합니다. 맞는 말이긴한데 틀린 말이기도 합니다.

제가 사는 캘거리에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미세먼지는 없습니다. 여기서 인공적이라 함은 공장에서 배출되거나 화력 발전소에서 생성된 미세먼지를 얘기합니다. 하지만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미세먼지가 가끔 엄청날 때가 있습니다. 바로 올해가 그 해 입니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인지 알버타와 브리티쉬 컬럼비아의 경계 지역인 콜롬비아 산맥 쪽의 날씨가 여름이면 점점 더 건조해 지면서 강수량도 줄어 드는 것 같습니다. 이로 인해 번개로 인한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데 3년 전부터 이런 날씨 영향과 시너지를 이루어 산불 크기가 상당하며 이로 인해 엄청난 양의 연기로 인한 미세먼지가 캘거리로 유입되고 있습니다.

캐나다 서부 지역의 산불이 난 곳을 표시한 지도 입니다. 작은 주황색은 규모가 작은 산불이며, 불꽃으로 표기된 지역은 대형 산불이 난 지역입니다. 밴프 국립공원과 그 왼쪽의 지역인 캘로나 근처에서 큰 산불이 여러군데 나서 그 연기가 산맥을 타고 넘어와 바로 캘거리에 안착합니다. 올해는 사람이 외부활동을 하면 위험한 10+ 등급의 경보가 여러 날 발령되었고 한국의 의료보험공단과 같은 AHS에서 최악의 공기로 인해 외부 활동을 절대 삼가하라고 뉴스며 신문이며 대대적으로 홍보 합니다.

이 사진은 밴프 정상의 곤돌라에 설치되어 있는 웹캠 영상인데요, 그나마 시내와 보우강이 보입니다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앞이 아무것도 안보일 정도로 연기가 자욱했습니다. 정말 회색도시에 살고 있듯이 아무 것도 안 보였었습니다. 그나마 최근에 비가 좀 와서 인지 앞이 보이긴 하나 아직도 뿌옇습니다.

많은 관광 상품이 산불로 인해 취소 되었다고 합니다. 캘거리에 있는 많은 여행업체도 타격이 클 것 같습니다. 밴프와 캘거리의 큰 수입원은 여름철 밴프 관광인데, 산불로 인해 거의 1달 가까이 이런 날씨가 지속되었으니 아마도 거의 1달간의 여행 상품이 취소되었을 것 같습니다.

이건 제가 회사 앞에서 찍은 사진인데, 거의 최악의 미세먼지(스모그)일 때 찍은 사진입니다. 캘거리 타워가 희미하게 보이시나요? 거리가 아마 2킬로 정도 될 것 같은데 평소 같으면 아주 선명하게 보이는 캘거리 타워이나 거의 보이지 않고 희미한 실루엣만 보입니다.

이 날은 스모그가 얼마나 심한지 아침에 출근하려고 나가는 순간 그냥 굴뚝 안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시계가 낮아서 앞이 잘 안보일 뿐만 아니라 나무 태우는 냄세가 어찌나 심하게 나던지요. 그래서인지 하루 종일 기침을 연발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두통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매년 늘어나는 산불로 이런 날씨가 계속되니 놀러다녀야 하는 여름에 우울해지기까지 합니다. 아마 이것도 기후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의 영향이 있지 않을까요? 줄어드는 강수량과 낮아지는 습도. 한국처럼 더운 날씨가 별로 없기는 해도 여름이 이런 공기 속에서 산다는 것은 커다란 고통입니다. 내년에는 산불이 아예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발생하더라도 그냥 소규모 산불에 그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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