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던 슬랙에서 갑자기 부사장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보통 부사장과 통화할 일이 있으면 사전에 전화 약속을 잡고 통화를 하는데, 갑작스런 전화라 등에 식은땀이 주욱 흐르더군요. 이거 레이오프 통지 전화 아니야라는 걱정과 함께 통화를 시작합니다.
레이오프 걱정은 금방 사라졌네요. 연봉 인상에 대해 알려주려고 전화했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새로운 Offer에 대해서 하나씩 설명해 주더니, 너 이 부분에서 이만큼 늘었는데 이건 너 승진해서 그런거야, 축하해라고 말해주더군요. 깜짝 놀랐습니다. 승진할 것이라는 분위기나 얘기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정말 서프라이즈더군요.
작년 말에 팀리드하고 잠깐 얘기는 한 적 있긴했어요. 책임을 좀 더 지면서 시니어로 승진하는게 어|떻겠냐고? 보통 그냥 당연히 YES!라고 말하지만, 저 놈의 책임이란 단어때문에 망설여 지더군요. 그래서 좀 생각해보고 알려주겠다고 했고, 일주일 뒤에 팀 리드하고 미팅하면서, 시니어 되도 괜찮겠다고 했더니... 너가 대답이 없어서 일단 팀에 다른 시니어를 충원하기로 했다면서, 다음에 이야기 해보자고 했거든요. 미안하다면서, 그래도 자기가 회사에 열심히 푸시는 해보겠다고 했는데, 말만 그런게 아니라 정말 푸시해줬었나 봅니다. 정말 고맙더라구요.
사실 지금 회사에 오기 전에 시니어 개발자이긴했지만, 정말 형편없는 회사에서 시니어 타이틀이었고 거길 벗어나는게 너무 급했기 때문에 지금의 회사로 이직하면서 타이틀이며, 연봉이며 이런거 일절 신경 안쓰고 이직을 했었어요.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 시니어 타이틀을 달겠지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그 시간이 빨리 오지 않더군요. 회사 내에서 승진하는 개발자가 재직한 4년동안 거의 없다시피 했어요. 시니어는 모두 외부수혈만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누군가가 Glassdoor에 이에 대한 불만을 엄청나게 적어놨었는데, HR에서 내용을 보고 임원진하고 공유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해 봅니다. (HR과 사장이 Glassdoor 주기적으로 확인한다고 했거든요.)
4년만에 이뤄냈습니다. 사실 좀 늦은감이 없잖아 있어요. 여기 시니어 개발자라면 보통 7-8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게 되면 타이틀을 다는 것 같더라구요. 한 회사에서 저렇게 있어서는 달기 힘들고 회사를 한번씩 옮길 때마다 타이틀을 바꿉니다. Junior에서 이직하면서 Intermediate로. 그리고 또 한 번 이직하면서 Senior로. 거의 정형화된 패턴 같아요.
암튼, 캐나다 와서 이루려고 했던 3가지 목표 중 2가지는 달성했네요. 아직 빚더미에 올라있지만 하우스를 구입해서 살아보기, 원했던 연봉을 받으면서 성장하는 회사에서 일해보기. 이제 마지막 한가지 남았습니다. 사업을 통해 경제적 자유 누려보기. 오늘도 이 목표를 위해 열심히 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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