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아이들 검도 픽업을 갔던 와이프에게 전화가 왔다.

큰일 났어... 차에 시동이 안 걸려

 

큰일이 났다는 소리에 마음이 철컹했으나 단순히 시동이 안 걸린다는 말에 안심. 와이프에게 전화가 와서 큰일이 났다면, 항상 자동차 사고였는데 사고가 아니라니 천만다행...

 

당연히 배터리 방전이라고 생각하고 점퍼 케이블을 찾아 우버 라이드를 타고 와이프와 아이들이 있는 곳에 도착. 그동안 상황을 설명해 주는데, 다른 남자분이 이미 점퍼 케이블 가지고 시동 거는 것을 도와주었으나 시동이 안 걸렸다고... 그러면서 아마 배터리 문제가 아니라 점화 플러그나 스타팅 모터 쪽에 문제가 아닐까라고 생각한다고 얘기를 해주고 갔단다.

 

이미 10시가 넘어서 내가 점퍼 케이블을 가지고 갔으나 도와줄 차량이 없어서 점퍼 케이블로 시동 걸어보는 것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모든 라이트나 내부 전기 장치는 모두 정상 작동하길래 당연히 나도 배터리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고 결국은 랙카를 불러야겠다고 생각. 어디서 불러야 싶어 열심히 고민해 보다가 보험회사로 전화를 걸어보니 자기들은 내가 랙카 부른 비용에 대해 100불 환불만 해준단다. 이럴 때 보면 정말 한국이 서비스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보험회사에서 대부분 긴급출동 서비스로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해 주니... 캐나다는 1부터 100까지 내가 알아서 해야 하는 아주 짜증 나고 기가 막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 시간에 랙카가 있을지 모르겠다는 기가 막힌 설명까지...

 

방법을 찾아보다 예전에 누가 AMA 서비스 가입하고 랙카를 불렀다는 것이 기억이 났다. AMA는 긴급출동 서비스로 일 년 회비가 등급에 따라 일 년에 100불에서 230불까지 나뉘어 있으며, 다양한 혜택이 있다고 해서 일단 인터넷으로 플러스 멤버십 가입하여 확인해 보니 랙카는 다음날 오전에나 부를 수 있다고 뜨는 것이 아닌가? 멘붕...

 

결국에는 주차장에 차 그대로 놓고 우버를 타고 모두 집으로 귀환. 다음날 아침 새벽에 다시 주차장으로 가서 AMA 서비스를 신청했다. 아침 일찍이어서 그런지, 예상외로 빨리 20분 만에 출동 서비스가 도착했고 시동 걸어보라고 하더니 딱 한마디.

니 배터리 풀 방전이야. 부스터 연결하면 시동 걸릴 거야

잉? 어제 분명 다른 사람이 점퍼 케이블로 시동 거는 걸 해 봤는데 안 됐음. 다른 문제 아님??? 이랬더니 100% 배터리 방전이라면서 부스터 연결하더니 시동 걸어보라고 한다. 바로 시동 걸림... 또다시 멘붕. 아니 어제 도와줬던 사람은 무엇을 했길래 시동이 안 걸렸을까라고 물어보니, 어떤 차량으로 시도해 봤냐고 물어봐서 당연 나는 모른다. 우리 와이프가 도움을 받았다고 답하니 차량 종류에 따라 점퍼 케이블로 해도 안 되는 차량들이 있다고 한다.

 

암튼, 그렇게 시동을 걸고 가까운 토요타 딜러샾에 이머전시로 차를 맡기고 집에 도착. 오후 5시쯤 배터리 문제 맞았고 새로 교체했다고 하길래 차를 픽업해 왔다.

 

차를 산 지 10년이 되었고, 그동안 딱히 정기 점검을 받은 적이 없었다. 다만, 자가 체크로 오일이나 브레이크 쪽만 주기적으로 점검해서 올해 초에 브레이크 패드 바꾸었었고, 오래된 배터리 수명이 조금 의구심이 갔지만 배터리 경고등이 들어오면 그때 바꿔야지라고 생각했는데 도대체 왜 배터리 경고등은 들어오지 않았던 것일까?

배터리 경고등

토요타의 배터리 경고등의 의미를 찾아보니

The red battery light basically means that there is an issue with your alternator, your battery, or some other part of the charging system which could be as minor as cabling or as major as a computer malfunction.

 

즉, 배터리 수명이나 용량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동차 정기 점검을 받지 않은 나의 불찰이 이런 해프닝을 만들어 냈다. 고로, 차를 2-3년에 한 번씩은 꼭 딜러샾가서 정기 점검받는 것을 추천. 보통 점검비는 300불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만약에 점검을 굳이 안 받겠다면 자동차 매뉴얼에 있는 각종 소모품 교환 주기는 꼭 챙겨놓고, 차가 7년 이상되었다면 나와 같은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AMA 서비스를 가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문제가 터진 후 바로 가입하여 가입 후 24시간 이내에 서비스를 부르면 60불 추가 차지가 있으니 미리미리 가입을 하자.

나의 다음 소모품 교체는 아마 2-3년 뒤에 점화플러그와 냉각수 교체. 이 부품 교체받으면서 꼭 서비스를 한 번 받아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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