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늘 본인이 가지고 싶어 하는 것들을 포스트잇에 써서 냉장고에 붙여 놓는다. 목적의식을 가지기 위함도 있고, 서로 상대방이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무엇을 가지고 싶은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와이프 생일이 도래하여 선물을 무엇을 살까 하다가 포스트잇 목록 중 애플 워치가 가장 적당할 것 같아서, 애플 워치 SE를 사주기로 했다. 시리즈8이나 울트라는 굳이 필요 없는 성능을 탑재하여 비싸므로 SE가 가격면에서나 기능적인 면에서 가장 적당할 것 같아서...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픽업 주문을 하려고 하니, 가까운 매장에는 지금 당장 물건이 없어서 집으로 배송 또는 매장으로 배송 후 픽업 옵션이 있었는다. 보통 애플 매장도 구경할 겸 항상 매장 배송 후 픽업 옵션을 선택하고, 주문을 넣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부터 UPS라면서 사기 문자가 날아오기 시작한다.
위 스크린 샷은 내가 받은 문자는 아니나 거의 비슷한 내용이다. 내 전화번호, 이름, 배송 목적지까지 정확히 알고 있으면서 소액(보통 $5 미만)을 지불하지 않으면 배송이 지연된다는 내용이다. 당연히 애플 매장 픽업이므로 무료 배송이니까 스캠인 것은 알겠는데 도대체 나의 정보가 어디서 새서 이런 문자를 받게 되었는지 궁금하여 좀 알아봤다.
처음 의심한 것은 애플 사이트 해킹 여부였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애플이 보안에 이렇게 쉽게 노출될 것 같지는 않았고 유통 경로 상에서 노출된 것이 분명하여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보통 배송 과정에서 나의 정보가 노출된다는 것이다. 애플 창고에서 UPS에게 배송 요청을 보내면, UPS 배송 직원이 애플 창고에서 픽업하여 매장으로 보내는데, 이 중간의 배송 직원이 라벨지에 포함된 나의 정보를 스캠 업체에게 팔아넘기는 것이다. 비단, UPS 뿐만 아니다. 우체국 및 다른 배송 업체들에서도 이런 개인 정보 유출이 태연스럽게 발생하고 있다. 예전에 한국 또는 미국에서 주문한 물건에 대해 관세 부가가 되어 지급하지 않으면 물건을 배달해 줄 수 없다는 문자를 받았던 것이 기억이 난다.
이 이슈는 반드시 해결될 문제인 듯 싶다. 나의 전화번호까지 라벨지에 노출되어 쉽게 개인 정보를 취득하여 한 스캠업체에 넘어가면 이 정보는 다른 스캠업체에 또 넘어가고, 결국에는 나는 사방팔방에서 스캠 문자를 받게 되는 것이다. 한국에서 처럼 안심번호를 사용하던가, 아니면 아예 내 전화번호를 라벨지에 넣지 않거나 해야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아무튼, 이런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해서는 일벌백계해야 해야 다들 정신차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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