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거리에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회사에서는 미리 재택 근무를 준비하기 위해 원래는 이번주에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2회 실시하려고 했었는데, 지난주 일요일 앨버타 정부의 갑작스런 비상사태 선포와 모든 학교를 닫는 바람에 일요일 저녁에 회사에서 긴급 메일이 날아와 모두 재택근무를 하라고 지시가 내려왔어요.

재택근무를 영어로 뭐라고 하는지 아시나요? Work from home입니다. 약자로 WFH. 맨처음에는 Work at home인줄 알았는데, from home이더군요. 영어의 한계...

 

 

저희 회사의 사규는 원하는 사람에 한해 주당 최대 2회까지 재택근무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미 제반 환경이 갖춰져 있고 많은 직원이 재택근무에 익숙합니다. 그렇지 못한 회사들은 이번의 갑작스러운 환경에 준비 못한 곳도 꽤 있을 것 같네요.

캘거리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없을때까지만 해도 괭장히 평온한 도시였는데, 환자가 나오기 시작하니 여기도 난리입니다. 캐나다 다른 지역에서 나올 때까지만해도 다들 먼산 쳐다보듯이 했는데, 확진자가 나온 이후 모든 마트에서 사재기는 물론이요, 학교 문닫고, 정부는 국경 패쇄하고, 모든 항공기는 결항되고 난리도 아닙니다.

일주일 사이에 대부분의 시급 직원들은 모두 해고 되었으며, 이로 인한 가정경제 파탄도 가시권 안에 들어왔어요. 이미 EI(실업급여)를 신청한 사람이 캐나다 전체로 50만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캐나다 전체 인구가 3800만이니 경제 인구는 아마 많이 잡으면 2000만명 정도될 것 같습니다. 50만명이면 경제인구의 25%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직장을 잃었다고 봐도 될 것 같네요.

 

 

게다가 유래 없는 유가 하락으로 원유로 먹고 사는 알버타의 경우는 대량 해고의 쓰나미도 조만간 닥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네요. 코로나 + 유가하락 직격탄으로 아마 알버타는 몇년간 엄청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할 것 같습니다.

다들 집에 있는 것이 답답한지 산책들을 많이 합니다. 캐나다 온 이후로 길거리에 사람이 이렇게 많이 돌아다니는 것은 처음 본 것 같아요. 우스개소리로 코로나 확진자되기 보다, (살이) 확~찐자가 될 것 같다고 하는데 다들 많이 돌아다닙니다. 하지만 마스크를 쓴 사람은 한명도 못봤구요, 햇빛이 좋다보니 선글라스들만 끼고 다닙니다 ㅎㅎㅎ. 사실 여기는 마스크를 구할려고 해도 구할 수가 없네요. 이미 1월달에 남아있던 마스크는 중국애들이 싹쓸이 해서 중국으로 다 보냈다는 카더라 통신이 있구요.

 

 

문제는 여기의 의료체계입니다. 다들 캐나다 의료가 무료라고 좋다고는 하나 후진적인 의료체계의 끝판왕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아요. 이미 코로나 환자말고도 환자 포화상태의 병원이라, 아프더라도 음압병동 같은 곳에 입원은 언감생심 꿈도 못 꿉니다. AHS(앨버타 의료보험 공단 같은 곳)에서는 진단용 시트도 장비도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아서 검체만 채취해서 연방정부로 보내야 검사가 가능하다하고합니다. 검사 받기도 힘들고 검사를 받더라고 결과를 아는데 일주일 가량 걸린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캐나다와 미국은 아프면 죽어야한다는 소문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되는 사태입니다.

한국에서 처음 코로나 대량 확산 시에 한국 사람들이 "한국 무서워서 가겠나?"였는데, 이제는 가능하면 한국을 가는 것이 더 좋은 방안이라고 얘기합니다. 한국이 제일 안전하다고요. 한국에 계신분들은 아마 의료에 대해서는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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