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회사는 올해 중반까지만 해도 팀 이벤트는 없었고 전 직원이 참여하는 이벤트가 일년에 한번씩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말부터 팀 아벤트를 진행하라는 경영진의 지시가 내려왔나 봅니다. 팀 빌딩이라고 안하고 팀 이벤트라고 하더군요. 옛날 한국 같으면 회식이라고 하여 저녁에 배터지게 먹고 술마시고 했을텐데요, 여긴 술에 대해서 별로 관대한 문화가 아닙니다. 한국도 요즘은 이런 마시고 죽는 회식 문화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원소속이 개발팀인데 유지보수팀으로 파견나온 상황이라 개발팀과 유지보수팀 이벤트에 모두 참여하라고 리더들이 얘기하더군요. 우리 회사에서 유일한 케이스입니다. 그래서 2주전에는 개발팀 이벤트에 참여하고 지난주에는 유지보수팀 이벤트에 참여했습니다. 이벤트 내용은 간단하게 팀원들끼리 즐길 수 있는 오락과 간식 및 음료 제공입니다. 회사 업무 시간 내에 사내에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로 나가 진행하는거라 업무시간 땡땡이라고 보면 됩니다. ㅋㅋㅋ

2주전에는 5핀 볼링을 다녀왔습니다. 볼링하명 보통 손가락 3개를 공에 끼우고 볼을 굴려 핀을 쓰러뜨리는 것인데 이곳 볼링은 좀 특이합니다. 배구공보다 작은 공을 굴려 핀을 쓰러뜨리는 것이고 핀도 5개 뿐입니다. 그래서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오락이구요. 가족적인 문화가 자리잡은 이유인지 어른뿐 아니라 모든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오락입니다.

저희 아이들도 종종 생일파티로 볼링장으로 초대 받곤 합니다. 더욱 재미를 더하기 위해 제가 갔던 곳은 Crazy 볼링이라고 각 프레임마다 다른 자세로 볼을 굴리는 방식이 정해져 있습니다. 1프레임은 왼손으로 굴리기, 2프레임은 앉아서 굴리기, 3프레임은 한발로 굴리기 등등등. 저는 이렇게 다양하게 하는게 훨씬 재미있더군요. 근데, 3게임을 하고 났더니 다음날 팔이 빠지는 것 같이 아팠습니다. 역시 운동부족인가 봅니다.

지난주에는 도끼 던지기 게임을 갔다왔는데, 이름부터 살벌하지 않나요? 정말로 도끼를 던져 과녁에 꽂히게 하는 게임인데 은근히 재미 있습니다. 처음에는 도끼 무게감 때문에 힘들었지만 어느정도 익숙해지면 던지는 족족 과녘에 냅다 꽂힙니다. 

우리팀이 갔던 것은 깨끗하고 안전하게 도끼를 던질 수 있는 환경이 구성되어 있더군요. 음식은 맛있지는 않았지만, 그냥 간단히 요기하기에는 무리가 없었구요. 4강까지 진출했었는데 마지막에 1점차이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우승하면 무슨 상품 같은거 줄거라 예상했는데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냥 토너먼트 대전표 종이에 우승자 이름쓰고 끝입니다. 우승한 동료도 아마 좀 허무했을듯. 겁나 열심히 연습했는데 말이죠.

게임으로 진행할 때는 손도끼를 던졌는데, 마지막에 초대형 도끼를 던질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도끼에 던질 엄두가 나질 안더군요. 우리회사에게 가장 키크고 몸집 좋은 러시안 친구가 던진 모습니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중규모 회사들은 보통 분기에 한번씩 이벤트를 마련하는 것 같습니다. 이직 때문에 여러 회사를 알아볼 때 다들 홈페이지에 팀 이벤트 사진을 걸어놓고 회사 설명에도 언제마다 이벤트한다 이런거 보통 적어 놓습니다. 이런게 회사 지원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겠죠? 제가 지금 회사에 지원할 때 이런건 없었고 엑스박스 게임기 12대에 별도의 게임룸이 있다는 덧을 엄청 강조했었거든요. 이런 작은 복지의 차이를 보고 저는 괜찮은 회사다 아니다를 판단합니다.

암튼, 즐거운 팀 이벤트였고 내년 1분기에 어떤 것을 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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